우연히 마주친 카페에서
1화. 아메리카노 한 잔
서연은 늦잠을 잔 탓에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.
"아, 진짜 왜 하필 오늘..."
면접 시간은 10시. 지금 시각은 9시 42분. 지하철로 최소 30분은 걸리는 거리였다.
일단 카페인이라도 넣어야 했다. 서연은 눈에 보이는 첫 번째 카페로 뛰어 들어갔다.
"아메리카노 한 잔이요. 빨리요, 제발."
카운터 너머로 고개를 들었다가, 서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.
박지호.
고등학교 3년 내내 짝사랑했던 그 사람이 앞치마를 두르고 서 있었다.
"어... 서연아?"
지호가 먼저 알아봤다. 10년 만이었다. 그 사이 서연은 대학을 졸업하고, 회사를 다니다 관두고, 지금은 이직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.
"오랜만이다."
서연은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.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건 무시하기로 했다.
"아메리카노 맞지? 잠깐만."
지호가 커피를 내리는 동안, 서연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. 어깨가 넓어졌다. 키도 더 큰 것 같았다. 그런데 웃을 때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는 건 그대로였다.
"여기."
지호가 컵을 건넸다. 서연이 받으려는 순간, 손가락이 스쳤다.
"
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
"저기, 나 면접이 있어서..."
"아, 그래. 가봐."
서연이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, 지호가 불렀다.
"서연아."
"응?"
"커피, 서비스야. 면접 잘 봐."
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카페를 나왔다.
컵을 보니 슬리브에 뭔가 적혀 있었다.
010-XXXX-XXXX
커피 말고 밥도 사줄게. 연락해.
서연은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.
면접에 늦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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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화에서 계속
